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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이, 정동영 의장께 드리는 편지.


이 글은 중앙의 모 잡지사에서 원고 청탁이 있어 송고하였으나(총선 전), 열린당이 압승하자 정의장의 입지 때문에 부득이 게재할수 없다는 편집자의 전통을 금일 아침에 받고, 이렇게 귀 지의 생활 게시판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5백만명이 넘는 노인들에게 모욕적인 폄하 발언을 한 정치인이 지금 버저시 여당 지도자로 권위를 행사하고 있음을 보고, 늙은이의 한 사람인 본인은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처음 귀 홈피에 올려 공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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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님!!

나는 컴 앞에 앉아 무딘 손가락으로 자판을 뚜드리며, 글을 색이고 있습니다
벽시계를 보니 아침 5시 반입니다. 나는 늙은이라 잠이 없어 일찍 깨어났습니다. 그 보다는 이런 글을 투표일 전에 넷에 올리려고 몇 번이나 컴 자판을 찍었다, 지웠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낸데---, 하는 자부심이 있어 총선 표심에 영향을 주는 글을 넷에 올리는 소인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참았습니다. 그 이유는 차츰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투표일인 오늘(15일) 꼭두새벽에 일어나 자판을 뚜드리고 있어요.
내가 늙은이라 하니 몇 살인지 궁금하시지요, 겨우 60대 반쪽의 후반을 넘어선 낭랑 68 세입니다.
낭랑 68세라니, 무슨 가당찮은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탈무드에 보면 유대사람은 하루를 -저녁 해질 무렵부터 시작하여 아침까지를 말한다-며, 깜깜할 때 시작하여 밝은 날 아침에 하루를 끝내는 것이, 밝은 때 시작하여 어두울 때 끝내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랍비들이 설명했다 하는군요. 이같이 사람의 일생을 하루에 비하면, 내 인생은 황혼을 맞아 하루가 시작하는 때에 있으니, 팔팔한 청춘이지요, 그래서 낭랑 68세라고 자위해 본 것입니다. 낭랑이란 밝고 명랑하다는 뜻이니 '낭랑 68세' 정말 멋진 표현이 아닌지요. 그렇다면, 내가 40대이고, 정 의장님은 60대의 늙은이지요. 기분 상하시겠지만, 무대에서 곧 퇴장할 늙은이의 푸념으로 치부하세요.
내 나이가 나이인 만큼 기억이 삼삼합니다 마는, 언제인가 정의장님이 중동 열사의 사막에서 전쟁 소식을 알리는 생생한 모습을 티비에서 방청하고, 어찌 우리 한국에 저렇게 잘생기고, 야무진 젊은이가 있었던고 혼자 감탄하며, 저런 아들을 둔 사람은 정말 자식 복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 나이가 6-70대라 기억이 시원치 않아 아리송하지만, 당신은 1996. 4에 있은 15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구에 처음 출마하여 전국 최다 득표율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있지요. 이 늙은이는 그때도 정 의장님을 예사 인물이 아니라고 눈여겨보았습니다. 그리고 전(前) 대통령 김대중씨가 1997. 12에 대선에 당선 된 후 당신은 당 대변인 역을 맡게 되셨지요. 이렇게 당신이 일취월장하며 정치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을 보는 저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던 것이에요. 어찌 그 뿐이겠습니까. 2000. 8경, 당신은 새천년민주당 임시대의원대회에서 40대기수로 출사표를 던져, 득표5위를 획득하여 최연소 최고위원이 되셨지요. 이 늙은이 너무나 감격하여 내 출신지가 반대쪽이라 말은 못하고, 친구들에게 배가 터지도록 한턱을 냈지요, 그 때 친구 놈들은 내 과비를 만끽하며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고 농을 걸었지요.
그 뿐만 아니지요. 당신께서는 한참 옷 로비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 할 때인가 싶습니다. 그 무렵 당신이 속한 정권이 휘청하였지요. 이런 난국의 돌파를 위해서 2000. 12에 김대통령이 직접 청와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였고, 그 어려운 자리에서 당신께서는 추호의 두려움도 없이 대통령의 최 측근이요, 실세 중의 실세인 권 모씨를 거명하며 정계에서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폭탄 발언을 하였지요. 온 매스컴이 당신의 발언으로 야단법석이 난 것은 당연합니다. 당신은 정말로 타가 추종할 수 없는 간 큰 인물임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어요. 그 때부터 이 늙은이는 삼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고, 당신은 징글맞겠습니다 만 나는 짝사랑을 하게 되었어요.
놀란 일은 그 뿐만 아니지요. 기억이 틀린지는 몰라도 저번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명동 거리에 운집한 군중들 앞에서 노무현 후보가 유세 중 대권 경쟁자요, 그 날의 인기를 몰아 준 정모 씨의 면전에서 그를 외면하고 당신을 '차기 대통령 깜'이라 지적하였을 때, 나는 이미 당신이 노무현 후보의 마음을 낚아챈 그 정치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간파하였지요, 오죽 섭섭했으면 정 모씨가 노 후보와의 공조 포기를 선언하고 그의 곁을 떠났을 까요, 당신과는 장차 경쟁에 이길 수 없음을 자각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이런 당신의 정치성장 과정을 눈여겨보면서 당신이 차기 대권을 넘보는 큰 지도자로 내 마음에 무겁게 다가옴을 느꼈어요. 이처럼 고속성장을 계속하시던 당신께서는 드디어는 여당인 열린 우리당의 대표 지위를 획득한 것이 아닙니까. 사필귀정이지요.
그런데 어쩐 일이지요. 이런 정 의장께서 당신이 정점에 올라섰다 싶었는데---, 삼천포 사람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잘 나가 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격으로 님의 행보에 예사롭지 못한 징후가 눈에 뜨이기 시작하더이다. 탄핵 정국 때, 탄핵 안(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우리당 의원들이 당신의 주도 하에 의장 석을 먼저 점령하여 사수하는 물리적 힘을 행사하지 아니하셨나요. 당시 탄핵 불가 여론이 70%를 조금 넘었고,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이끌고 있다는 소리도 50%를 넘고 있었지 안았나요. 이런 상충된 현실 여론의 의미도 여당 어른으로서 따져보는 신중함이 결여되지 않았나 싶었어요. 또 당신들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탄핵 찬반 토론을 한번 치른 후에 때를 가려서 실력행사를 강구하는 것이 좋은 모양 세고, 정도가 아닌지 싶었습니다.
애당초부터 토론과 타협을 거부한 측은 야당이 아니라 청와대와 여당 쪽이었다고 생각되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 할 수 있겠는지요.
그리고 탄핵 가결을 두고 '민주정치를 말살한 쿠태타 이다' 라고 군중을 부추기고 함께 외쳐되는 그림들은 어딘지 이성은 없고 감성만이 물결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어요. 그리고 '국회를 해산하라'는 집단 강요의 구호도 따지고 보면 모순이지요. 대통령의 권한이 일시 정지 당하였어도 한결같이 국정은 잘 굴러가고 있지 않은가요, 그리고 권총을 들이대는 군인들도 안 보이는데 무슨 놈의 쿠태타 인가요. 또 불과 한달 후면, 16대 국회가 자동 해산되는데 무슨 국회를 해산하라고 하는지, 어리둥절하데요.
유태인의 속담에 "한 가지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두 가지 거짓말도 거짓말이고, 세 가지 거짓말은 정치이다" 고 한 말이 있습디다 만 아무리 정치라 하여도 이치에 당치 않는 거짓말은 듣기가 거북한 것이지요.
이런 정치적 거짓말이 당신의 정당에서 자주 터져 나오는데 어쩐 일입니까. 또 "탄핵을 심판하기 위해서 표를 모아 달라"는 선거구호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 지오. 탄핵 소추된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고유 권한이 아닙니까. 헌법이 보장한 헌재의 기능을 부정하는 것입니까. 당신의 답변을 듣고싶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답변을 듣겠다는 처지로 바뀐 것이 안타깝습니다.
"미래는 6-70대 노인의 무대가 아니니, 투표를 안 해도 된다, 집에서 푹 쉬어라"라는 취지로 말한 정의장님의 말씀을 듣고, 내 심장이 멎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습니다. 집집마다 티비가 없는 집이 없고, 자의든 타의든 온 백성이 매스컴을 접하고 있는데, 당신은 일거에 5백 2십만 노인의 가슴에 원폭을 투하하셨습니다. 과히 그 영향은 당신 정당을 향한 가당찮은 애정을 파괴하고, 민심 이반의 낙진을 뿌렸습니다. 나도 그 피해자에서 예외일 수 없고, 지금도 억울한 심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요 며칠 전 4년 전에 세상을 떠난 이창기란 놈이 꿈속에 찾아와서 하는 말이 "니는 정 의장을 원망 말거라, 그 분의 정치적 카리스마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대단한 분이 데이" 하면서 "정치 지도자는 권위가 있어야 되는 기라, 권위란 뭐꼬, 타인이나 외부 환경에 미치는 '정당성 있는 영향력' 아이가" 하길래, 내가 되 받아치기를 "그라몬, 니는 정 의장이 노인을 폄하하는 발언을 정당하다고 우기는가" 하자, 그 친구는 정색을 하며 조용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니가 재법 똑똑한 줄 알았는데 우째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비ㅇ신이고---, 잘 들어 봐라, 일찍이 우리나라에서 5백만 명이 넘는 늙은이들을 몽땅 일순간에 분노의 불을 집힌 인물이 있었던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아이가" "그라몬 니는 노인들의 가슴 가슴에 못을 쳐박은 것도 정당하다 카는기가" 하고 대 들자, "또 보래, 니는 한 쪽만 보고 또한 쪽은 못 보는 구마---, 정치권에서 짹 소리 못하고 언제나 발전 없는 보수에 짓눌려 음지에서 기를 피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노인들에게 정신을 차리게 만들고, 정치 일선에 띠 나와 나도 할말 좀 하자 카면서 정치적 인간이 되겠다고 야단 법석치는 거이 안 보이나, 그거이 정 의장의 영향이다 카면, 그 분은 정말 나라를 위해 고차원적 정치력을 발휘한기 아이고 뭐꼬"하며 나를 힐난하는 것이다. 듣고보니 정말 수긍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나는 그의 깨우침을 받고, "니는 저승에 가서도 내 둘도 없는 친구다 거자" 하니 "니 말이다.
이 나라에서 60대 이상의 노인이 5백 2십만 명이 되고, 50세를 넘는 예비 노인들이 4백만이 넘는 기라, 민주주의란 뭐꼬, 대의정치라 안카더나, 니가 노인들을 꼬시가지고 똥똘 뭉쳐 이 참에 노인당을 만들 거라, 노인당 이름이 안 좋다카면, '푸른황혼당'도 좋지 싶다. 그런 후 너는 그 정당의 대표로 나서거라 그러면 우리들 저승 수호신들이 몽땅 힘을 합쳐, 무슨 수를 써더라도 너를 당수로 만들어 줄끼구마 알겠제---, 니가 숨만 계속 쉰다면, 18대 아니면, 19대 대통령이 될찌 누가 알끼고" 하고 빙그레 웃더니 서서히 작별의 손을 흔드는데, 때르릉 때르릉 전화 벨 소리가 귀를 울렸다. 나는 잠을 깼습니다.
정 의장님! 쓸데없는 개꿈이라고 나무라지 마십시오. 그 친구 의약 분업문제로 약국도, 의사도 힘을 과시하려 고 파업을 계속할 때, 양질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한 억울한 친구였습니다.
정 의장님! 당신이 상속한 모체 정당이 집권하였을 때, 의약 분업이 산고 끝에 실시되었고, 또 지금의 정부 하에서는 의료분업정책을 항의하는 노인들이 거리에 뛰쳐나와 집단 시위도 하였습니다. 이런 문제 성 있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재점검이 꼭 필요합니다. 꿈 이야기 끝에 덧 부쳐 보았습니다.

정 의장님!! 어떤 영웅전에서인가 본 글이 생각납니다. "정치가의 지위는 항상 위험이 가득하다, 백성의 뜻만 추종하다 보면, 그들과 함께 망하고, 그 들의 뜻을 거역하면, 그들 손에 망한다" 하는 경고입니다. 백성과 정치가가 함께 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되겠습니까, 백성의 소리를 참고는 하되, 맹목추종하지 말라는 교훈이 아니겠는지요.
그리고 우리들 노인들은 스피노자의 말을 명심하겠습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해도, 나는 오늘 능금나무를 심는다" 는 교훈대로 6-70대 우리 노인들은 정 의장이 들려 준 정략적 암시에 따라 우리들 노인네의 무대를 사수하며 계속 정치 능금나무를 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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