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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착취 동영상 공유방인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조주빈(25)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여성 비하·학대에 대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동안에도 봉사활동을 한 그의 두 얼굴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조주빈은 여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힘과 권력을 가진 남자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범죄심리 전문가들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위대한 사상가들은 여성의 능력에 주목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현대사회를 ‘남성 우위의 힘의 문명’이라고 규정하면서 여성의 힘과 자애를 바탕으로 ‘혼의 문명’을 키우자고 역설했다. 물질문명에서 생명의 문명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지배와 복종에서 조화와 자비의 사회로 향하자는 제안이다.

단테는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를 일생동안 흠모하고 동경했다. 또 그녀를 천사에 비길 영혼의 우상이자 천상계로 이끄는 별로 표현했다. 단테는 자기 자신의 완성을 위해 베아트리체라는 ‘이상화한 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저 높은 곳으로 이끈다”고 했다. 노자 또한 자신의 여제자 동심과 아가페적인 사랑을 나누면서 여성의 위대함에 찬사를 보냈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한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상선약수·上善若水)”고 했다.

불경 ‘옥야경’에는 여성의 열 가지 불리한 점이 소개된다. 첫째, 태어날 때 부모가 기뻐하지 않는다. 둘째, 키우는 재미가 없다. 셋째, 겁이 많다. 넷째, 부모가 시집 보낼 걱정을 하게 된다. 다섯째, 부모 곁을 떠난다. 여섯째,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일곱째, 임신·출산의 고통을 겪는다. 여덟째, 어려서 부모의 단속을 받는다. 아홉째, 남편에게 매여 산다. 열 번째, 늙어서도 자식들에게 얽매여 살아야 한다. 과거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묘법연화경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을 보면 ‘여자는 부처가 될 수 없다’는 여인불성불(女人不成佛)의 편견을 깨부수는 장면이 나온다. 부처의 깨달음은 보살이 무량겁동안 난행고행(難行苦行)을 거듭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용녀는 짧은 시간에 성불하는 미증유의 기적을 실현한다. 용녀는 석존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은 대승의 가르침(법화경)을 열어 고뇌의 중생을 구제하겠다고 서원한다. 용녀의 결의를 듣고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사리불이 불신을 표명한다. 여인의 몸에는 다섯 가지 장애가 있으니 첫째는 범천왕이 될 수 없고 둘째는 제석, 셋째는 마왕, 넷째는 전륜성왕, 다섯째는 부처가 될 수 없다고 용녀를 비난한다.

용녀는 사리불에게 “그대의 신력으로 내가 성불하는 모습을 지켜보라”는 말을 남기고 잠깐 사이에 남방의 무구세계로 가서 보배연꽃에 앉아 등정각(깨달음 또는 깨달음을 성취한 사람)을 이루어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종호(八十種好)로 일체중생을 위해 묘법을 연설한다. 그 모습을 본 사바세계의 중생은 크게 환희하여 공손하게 경례를 했다. 남성만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기성관념을 타파하고 여인성불의 위대한 실증을 보여준 것이자 여성도 가장 존귀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남녀평등의 이정표적인 사건이다.

또한 용녀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이라는 최고의 가치도 부여받았다. 즉신성불은 오랜 기간 부지런히 고행을 쌓고 모든 법도를 닦은 후에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기존 관념을 타파하고 짧은 순간에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불교에서 여성에 대한 어떠한 상찬도 이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 이와 같은 기적은 여성차별의 장벽을 넘어선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살아 있는 존재는 모두 평등하며 개개인은 황금같이 빛나는 하나의 대생명이라는 인식도 담겨 있다. 그것을 연기(緣起)라고도 하고 공이나 묘법이라고도 한다.

석존은 기구한 운명의 연화색 비구니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연화색 비구니는 친어머니와 딸에게도 버림받은 불행한 여인이었다. 지옥의 심연에 추락한 구제불능의 여인에게 자비의 손길을 내밀고, 가장 불행한 여인에게 가장 행복한 권리가 있음을 석존이 보여준 것이다. 법화경에는 남편이 죽고, 아들을 잃고, 사람에게 멸시당하는 가엾고 불운한 여성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출생에 따라 비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출생에 따라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다. 행위에 따라 비천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바라문이 되기도 한다. 법화경의 정신은 생명을 존중하고 여성을 존극의 부처로 상찬하는 만인 평등의 가치를 강조한다. 여성 비하의 탁란과 혼돈의 시대에 여인성불의 교훈은 한 줄기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시인·신태양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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