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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8 11:41

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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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신이 없는 곳에도 어머니는 있다고 했다.

이 세상 어느 어머님인들 자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지 않겠는가 마는 

내가 새삼 내 어머니를 머리에 떠올리는 것은 내가 월남전에 참전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 교육대에서 약 한달간의 교육을 받고 월남의 전쟁터로 가야했던 내 심정은 별로 동요가 없었으나 우선 포항의 특수 교육대로 입교 하기 전 부모님들께 그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였다.

사실 아버님이야 남자니까 별로 걱정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걱정은 바로 어머님의 반응에 있었다. 

 

추운 겨울 밤이었다. 포항으로 떠나기 하루 전 아버님은 귀가를 하지 않으셨고 어머님은 큰방에서 무엇을 꿰매느라 바느질을 하고 계셨다.

나는 문을 잠시 열고 방안을 한 번 훑어 보고는 지금은 말씀을 드릴 때가 아니구나 싶어 다시 문을 닫고 나왔다.

그러고는 잠시 생각을 다시했다. 과연 어머님으로부터 어떤 반응이 나오실까?

나는 내 나름대로 상상을 했다.

 

"으이? 야 이넘아~ 우찌 니가 전쟁터로 나간다는 말이고?" 하시고는 나를 안고 울음을 터뜨리실까? 

 

아니면 "으이? 가지마라카던 해병대는 씰데 없이 가가지고 와 이래 됐단 말이고?" 하시고는 울음을 터뜨리실까?

 

또 아니면 "머시라꼬? 전쟁터로 나가?" 하시고는 바로 나를 잡고 통곡을 하실까?

 

나는 두어번을 외풍이 몰아치는데도 쓸데 없이 방을 들락거렸다.

 

"야! 찬 바람 들어 오는데 와 들락거리노? 참봉 날지내나?"

 

결국은 어머님께서 목소리를 높여 짜증을 내셨다. 나는 바로 이 무드다 싶어 꼭 남의 말을 하듯 얼른

 

"내 이번에 명령을 받았는데 포항에서 특수교육을 받고 한달 뒤는 월남으로 가요"

라고 내뱉듯 말을 했다.

 

그러나 나는 막상 내 말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돌아 올지를 몰라 내심 무척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윽고 어머님의 대꾸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말씀이셨다.

 

"머시라꼬? 월남으로 간다꼬? 그래 군인이 머하는 건데? 전쟁치는기 군인 아이가?" 어머님의 톤은 매우 높고 마치 나를 꾸짖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순간 너무 홀가분하면서도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아! 우리 어머님이 나보다 먼저 투철한 해병대가 되어 계셨구먼..." 나는 마음 속 깊이 역시 여장부가 따로 없구나 싶은 생각을 하며 내 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 후 나는 내 스스로가 부끄러운 가운데 더욱 용기를 가졌지만 더욱 많은 세월이 흘러 지금에사 곰곰 생각해 보면 어머니로써의 마음이 오죽 아팠겠으랴 마는 어머님은 해병대 초급 장교라면 모두가 참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계셨고 자식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 오히려 어머니로써의 도리로 생각 하셔 미리 자신의 마음부터 다스리신 후 전쟁터로 향하는 자식에게 훈육을 하셨던 것으로 생각 되고있다. 

 

 

          2013년 4월.      운몽/ 구문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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